공지사항

06 전국 민화 공모전 심사평

작성자
Minhwa
작성일
2011-04-19 00:00
조회
2067
7회 민화공모전 심사평

金永材(美術思想家, 哲學博士)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민화공모전은 100점에 가까운 응모작, 대형 아파트 거실에 당당하게 걸릴만한 큰 규모, 그리고 여느 공모전에 못지 않은 수준 등 모두가 놀랄만한 발전을 보여준다. 입선작품과 낙선작품을 구분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는 심사위원들의 토로를 보더라도 출품작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 짐작이 갈 일이니, 바야흐로 민화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는 모양이다.

98점의 출품작은 5인의 심사위원에 의해 먼저 낙선작품이 탈락되었다. 다시 우수작 10점씩이 선발, 취합되어 고득점 순으로 액자 1점, 병풍 1점의 최우수상이 결정되었다. 이어 우수, 장려, 특선의 순서로 선별하고서 남은 작품이 입선작이 되었다. 일사불란한 이러한 심사방식은 7년간의 시행착오와 불편 부당한 작품선별의 의지, 그리고 한국민화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자부심이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그 역사를 재정립하기 위해 다시 범주가 설정되어야 했다. 한국민화를 소장가적 편이에서 기술, 출판했던 몇 몇 자료집에서 민화라고 불렀던 그림들의 범주는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묵계가 있었다. 그러나 동양화공모전이나 공예미술대전 등에서도 수상권에 들만한 몇 몇 수묵화나 기록화 등은 적재적소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민화전의 입선에서 제외시켰다. 일본취향의 고운 채색화나 송학 등 화제는 민족적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제외하자는 합의가 도출되었다.

수상작을 병풍과 액자로 나눈 심사방식은 한국민화의 형식과 내용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역대 수상작은 윤곽선을 그린 후 짙은 극채색을 채워 넣는 <십장생도>, <곤륜오악도>, <요지연회도>, <해학반도도> 등 궁중 취향의 장대한 규모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액자가 독립되면서, 수묵으로 그리되 옅은 물감으로 마무리하는 서민 풍의 수묵담채가 자리를 잡았고, 창작민화가 당당히 최우수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구륵전채의 극채색은 주로 왕공귀족의 장엄용, 의례용으로 많이 그렸다. 수묵담채는 서민들이 주로 벽사진경, 즉 나쁜 것을 버리고 경사로운 것을 맞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형식과 용도를 뛰어넘는 위대한 민족의 저력, 조상의 얼과 민족적 기상이 숨은 그림처럼 민화에 도사리고 있다. 그것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 후손의 당당한 권리이자 의무가 아니겠는가.

병풍부문 대상을 받은 윤일수의 거대한 <십장생팔폭병>은 구륵전채의 날렵한 기교와 감칠맛 나는 손맛에 의해, 액자부문에서 주성준의 대작 <희보작호도>는 재구성된 희보호랑이를 과감하게 배치하고 현대풍속화를 요소 요소에 배치한 재치와 뛰어난 해학에 의해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되었다. 손으로 짠 귀한 삼베에 갈필처럼 비벼 그린 원성란의 <마본화조도> 역시 민화의 본질을 잘 파악한 참신한 발상과 의욕적인 전개에 의해 심사위원들의 갈채를 받았다.

그것이 새로 쓰는 민화의 역사였다. 박물관의 관람용, 골동가의 수장품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 숨쉬는 한국인이 체험적으로 설정하는 민화라는 범주요, 세계였다. 이렇게 선별된 민화들은 아홉 번째 난고김삿갓문화큰잔치를 통하여 관람객에게 오늘의 민화로서 선보이고, 역대 수상작들과 함께 조선민화박물관의 준공을 앞둔 새 민화전시관에서 한 시대의 표상적 얼굴로서 관람객들을 맞을 것이다.

조선민화박물관은 한국 박물관 역사의 새로운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방대한 민화컬렉션, 창의적인 박물관 운영, 고객 지향적인 해설, 뛰어난 문화상품 발굴 등의 저력으로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관람객과 맞먹는 호황을 창출하고 있다. 그 조선민화박물관이 써 나가는 역사는 바로 한국민화의 역사요, 그리고 후손들이 길이 기억할만한 선조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 그 저력을 보여준 것이 민화공모전과, 그리고 민화논문공모일 것이다.

민화공모전이 체험적 민화의 정립이라면, 사상적 정립을 위해 올해부터 민화논문 공모전이 열린다. 수장가의 눈으로 그 동안 민화가 분류, 기술되었다면, 민화를 관통하는 한민족의 신화, 일화, 전거, 고사와 나아가 그 뿌리와 원형에 이르기까지 냉철한 학문적인 자세로, 투철한 논리로 논증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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